언택트 시대, 유통시장의 변화

1편. 자사몰의 진화

언택트의 시대라는 시대의 흐름이 아니더라도 이미 커머스 시장은 온라인으로 옮아간 지 오래이다.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규모는 2019년 말 기준 약 16조9000억원으로 추산, 전체 유통시장에서 온라인 식품 판매 비중은 약 15% 수준이라고 한다.

쿠팡, SSG 등 대형 이커머스업체가 주도권을 쥐게 됨에 따라 제조사는 가격 협상 등에서 열위에 놓일 수 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이커머스의 시장과 간편식에 대한 소비가 날이 갈수록 커짐에 따라 식품 기업들 역시 이커머스에 뺏긴 점유율을 되찾기 위한 자사몰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사몰은 자사제품만 판다?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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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자사몰의 가장 큰 약점은 판매 제품이 대형 이커머스와 비교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유료회원제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자사 상품만 판매하는 것 만으로 실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종합 쇼핑몰 대비 고객들을 유입 유지 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자사몰에 타 브랜드나 상품을 유입하는 데 유통 시스템 구축의 어려움과 내부 기업내 반대가 만만치 않았겠지만 이제 대세가 되어버린 이커머스시장에서 경쟁을 위해서는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단에 이른 것 같다.

일례로 CJ제일제당은 최근 CJ On Market이라는 브랜드로 자사 상품만 취급해 왔던 프레임을 깨고 CJ THE MARKET이라는 플랫폼으로 개편, 자사 상품으로 커버하지 못하는 카테고리 신선식품은 물론 서울우유, 아이시스 등 타사 브랜드까지 품목을 다양화하여 상품 구색을 최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쟁사인 대상의 정원e샵 역시 자사 상품이 커버하지 못하는 상품군은 타사 브랜드에 개방한지 오래다.  


자사몰 아닌 온라인 쇼핑몰?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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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더 나아가 자사몰에서 종합 온라인쇼핑몰로의 변신을 꾀하는 동원몰은 아예 식품 외에 생활용품, 패션, 디지털제품까지 일반 종합쇼핑몰과 같은 구색을 갖추고 있다. 거기에 코스트코, 이케아의 구매대행관은 물론 총 1만여종의 상품을 주문에 따라 부피나 수량에 제한이 없이 묶어서 배송하는 서비스 ‘밴드배송’과 프리미엄 유료 멤버십 ‘밴드플러스’도 운영하며 종합 온라인 쇼핑몰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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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반대로 특화 전문몰로 시장 내에서 입지를 확고히 만들어낸 사례도 있다.

바로 KCC인삼공사의 정(正)몰이다. 홍삼 제품만 팔던 기존 정관장몰을 개편,  ‘건강에 미친 사람들의 몰’이란 테마를 앞세운 개방형 온라인 쇼핑몰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이 해외 사이트에서 구매하는 ‘직구’가 열풍을 일으키던 시류와 맞물려 자사에서 “직구 제품을 직접 검증해서 팔면 안 되느냐’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 지금은 건강식품은 물론 건강을 테마로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 화장품, 펫제품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종합 건강쇼핑몰로서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



자사몰, 고객과 소통하는 놀이터/홍보채널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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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마케팅 없이 착한 기업으로 인식을 얻어 ‘갓뚜기’라는 별칭으로 불리우는 오뚜기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기업에 대한 호의도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다 있다, 신제품이 다 있다, 낱개로도 다 있다’라는 세가지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데 이중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뭐니뭐니해도 고객들이 마트에서는 찾을 수 없는 신제품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오뚜기몰은 여전히 자사 상품만 취급하는 자사몰이지만 플랫폼에 오래 머물며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밀레니얼 세대들의 놀이판을 벌여준다.

제품 판매 통로로서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고객들과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고객들은 SNS를 통해 배너명이나 레시피를 공모하고 최종 선정된 아이디어가 배너로 걸리고 신제품이나 레시피로 채택되는 성취감까지 맛볼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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